포기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지침

에이다 리몬
능금나무에서 갈라져 나오는
푸크시아 꽃봉오리보다 더, 봄비 내리는
잿빛 하늘에 목화 사탕 꽃을 내뻗는
이웃 벚꽃 나뭇가지의 거의 외설적인
겉모습보다 더, 참으로 내게 와닿는 것은
나무들의 푸르름이네. 하얀 사탕과 세상의
온갖 하찮은 보석들과 같은 강렬한 충격이
길 위에 떨어져 색종이를 뿌린 듯이 만든 연후에,
잎들이 나오네. 인내하며, 무심히, 겨울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든 간에, 상처 입고, 텅 빈 채 엉망진창이 된
우리와 상관없이, 낯설게 느껴지는 계속되는 삶에
돌아오기 위해, 초록 피부는 자라네. 그래 괜찮아,
난 받아들이리라, 매끈한 새 잎을 손바닥을 활짝 열듯이
펼치면서, 나무들은 말하는 듯하네, 난 모두 받아들이리라.
(번역 / 필자)
에이다 리몬(Ada Limón, 1976-)은 미국의 시인이다. 2022-25년 미국 계관시인을 역임하였다. 중남미 라틴계 시인으로는 첫 번째이다.
2015년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권위 있는 많은 시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미국 계관시인으로서 그녀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로파(Europa) 우주탐사 계획의 일환으로 우주탐사선에 새겨질 시 "우주의 신비를 찬미하며: 유로파를 위한 시" (In praise of mystery: Poem for Europa, 2023)를 썼다.
이 시는 봄을 찬미하는 시이다. 한없이 길게 느껴졌던 추운 겨울이 마침내 지나가고 초록빛 나뭇잎들이 푸르름을 되찾고 있다.
'겨울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든' (whatever winter did to us),
'상처 입고, 텅 빈 채 엉망진창이 된 우리와 상관없이' (despite the mess of us, the hurt, the empty)
봄은 어김없이,
'낯설게 느껴지는 계속되는 삶에 돌아오기 위해' (a return to the strange idea of continuous living)
다시 찾아오고 있다.
그러니 지난겨울이 우리를 혹독하게 다루고, 우리가 아무리 상처 입고, 텅 빈 채 엉망진창이 되었다 한들, 우리는 새로이 찾아온 이 봄의 축복을 받아들이며, 삶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그래 괜찮아,
난 받아들이리라, 매끈한 새 잎을 손바닥을 활짝 열듯이
펼치면서, 나무들은 말하는 듯하네, 난 모두 받아들이리라.'
(Fine then,
I’ll take it, the tree seems to say, a new slick leaf
unfurling like a fist to an open palm, I’ll take it all.)
라고 하였다.
※ 표제 사진은 남미가 원산지인 푸크시아 (fuchsia) 꽃이다. 후크시아로 흔히 알려져 있다.
Instuctions on not giving up
By Ada Limón
More than the fuchsia funnels breaking out
of the crabapple tree, more than the neighbor’s
almost obscene display of cherry limbs shoving
their cotton candy-colored blossoms to the slate
sky of Spring rains, it’s the greening of the trees
that really gets to me. When all the shock of white
and taffy, the world’s baubles and trinkets, leave
the pavement strewn with the confetti of aftermath,
the leaves come. Patient, plodding, a green skin
growing over whatever winter did to us, a return
to the strange idea of continuous living despite
the mess of us, the hurt, the empty. Fine then,
I’ll take it, the tree seems to say, a new slick leaf
unfurling like a fist to an open palm, I’ll take it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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