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영시 (13-2) 존 던 / 죽음이여 오만하지 마라 Death, be not proud
죽음이여 오만하지 마라
(소네트 10)

존 던
죽음이여 오만하지 마라, 어떤 이들은 널
전능하고 두렵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네.
네가 굴복시킨다고 생각하는 그들은 죽지 않네,
가엾은 죽음이여, 그리고 넌 나 또한 죽일 수 없노라.
너의 표징인 휴식과 잠은 큰 즐거움일 뿐이네.
따라서 너로부터 더 많이 얻어져야 할 것이네.
우리 중 가장 뛰어난 이들이 가장 먼저 너와 함께 가나,
그들의 뼈는 쉬게 되며, 영혼은 구원되리라.
너는 운명, 우연, 왕들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노예일 뿐이고,
독약, 전쟁, 질병과 함께 살며,
아편과 주술이 너의 타격보다 우리를 훨씬 쉽고
편안하게 잠재우는데, 왜 네가 헛되이 오만한가?
한순간의 잠을 거치면, 우리는 영원히 깨어 있을 테니,
죽음은 더 이상 없으리라. 죽음이여, 네가 죽게 되리라.
(번역 / 필자)
이 시는 1609년 쓰이고 1633년 존 던이 죽은 후에 발표되었다. 그의 19편의 "신성한 소네트" (Holy Sonnets) 중 소네트 10에 해당한다.
이 시는 죽음을 의인화하여, 죽음은 무섭고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며, 오히려 무력하고 하찮은 존재라고 말하고 있다.
흔히 전능하고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죽음의 힘은 과장된 것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죽음은 오히려 휴식과 잠을 가져다주며, 그것은 우리에게 기쁨이 될 뿐이라고 하였다.
죽음은 영생의 삶으로 가는 데 있어 잠깐 거쳐가는 잠과 같다고 하였다. 영혼의 구원을 받아 영원히 살게 되는 우리에게 죽음은 더 이상 없게 된다. 그러니 결국 죽는 것은 '죽음' 너 자신이라고 하였다.
1-4행에서,
'죽음이여 오만하지 마라' (Death, be not proud)라고 하였다.
시인은 죽음을 의인화하여 말하고 있다. 흔히 사람들은 죽음을 '전능하고 공포스러운' (mighty and dreadful) 대상으로 보나, 시인은 이것을 부정하고 있다.
'넌 그렇지 않으며' (thou are not so),
네가 '굴복시켰다' (overthrow)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죽지 않으며' (die not),
'넌 날 죽일 수도 없다' (not yet canst thou kill me)
라고 하였다.
자신을 포함하여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die not)라고 한 것은 비록 육신은 죽을지 모르나, 사후 영혼의 구원을 받아 영원히 살게 된다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곤 '가엾은 죽음' (poor Death)이라고 부르며, 조롱하고 있다.
5-8행에서,
시인은 죽음의 가장 큰 특성은 '휴식과 잠' (rest and sleep)이며, 거기에서 얻는 것은 '즐거움' (pleasure)이라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으로부터 그러한 즐거움을 더 많이 얻어내어야 한다고 하였다. 마치 죽음을 반기는 듯이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너의 표징인 휴식과 잠은 큰 즐거움일 뿐이네.
따라서 너로부터 더 많이 얻어져야 할 것이네.'
(From rest and sleep, which but thy pictures be,
Much pleasure; then from thee much more must flow,)
라고 하였다.
죽음은 우리들 중 '가장 뛰어난 이들을 가장 먼저 데려간다' (soonest our best men with thee do go)라고 하였다.
흔히 인용되는 '가장 선하고 훌륭한 자가 가장 먼저 죽는다' (the best men die the soonest)는 이 시에서 나왔다. 존 던은 선한 자는 천국에서의 안식을 남들보다 더 빨리 얻을 자격이 있는 것처럼 암시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뼈는 쉬게 되며' (rest of their bones), '영혼은 구원받으니' (soul's delivery) 슬퍼할 일이 아니라고 시인은 시사하고 있다.
9-12행에서,
시인은 죽음을 '운명, 우연, 왕들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 (fate, chance, kings, and desperate men)의 '노예' (slave)라고 조롱하고 있다.
죽음은 또한 역겨운 '독약, 전쟁, 질병' (poison, war, sickness)과 함께 산다고 경멸하고 있다.
시인의 죽음에 대한 조롱은 계속되고 있다. 죽음이 가져다주는 것은 휴식과 잠이지만, 그것조차도 제대로 잘하지 못한다고 시인은 말한다.
우리를 잠들게 하는 데 '아편과 주술' (poppy or charms)이 죽음보다 '더 효과적' (better than thy stroke)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왜 네가 오만하냐' (why swell'st thou?)라고 시인은 죽음에게 비아냥거리고 있다.
13-14행에서,
마지막으로, 인간은 죽은 후 영혼의 구원을 얻어 '영원히 깨어 있게 된다' (we wake eternally)라고 하였다.
'죽음이 더 없게 되니' (death shall be no more),
'죽음, 네가 죽게 될 것이다' (Death, thou shalt die)라고 선언하고 있다.
'한순간의 잠을 거치면, 우리는 영원히 깨어 있을 테니,
죽음은 더 이상 없으리라. 죽음이여, 네가 죽게 되리라.'
(One short sleep past, we wake eternally,
And death shall be no more; Death, thou shalt die.)
라고 하였다.
이 마지막 행은 성경의 고린도전서 15장 26절,
"맨 나중에 멸망 받을 원수는 사망이니라"
(The last enemy that shall be destroyed is death.)
를 원용했다.
※ 표제 그림은 독일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의 "기사, 죽음 그리고 악마" (Knight, Death and the Devil, 1513)이다.
Death, be not proud
(Holy Sonnet 10)
John Donne
Death, be not proud, though some have called thee
Mighty and dreadful, for thou are not so;
For those whom thou think'st thou dost overthrow
Die not, poor Death, nor yet canst thou kill me.
From rest and sleep, which but thy pictures be,
Much pleasure; then from thee much more must flow,
And soonest our best men with thee do go,
Rest of their bones, and soul's delivery.
Thou'art slave to fate, chance, kings, and desperate men,
And dost with poison, war, and sickness dwell,
And poppy or charms can make us sleep as well
And better than thy stroke; why swell'st thou then?
One short sleep past, we wake eternally,
And death shall be no more; Death, thou shalt 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