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영시 (5-1) 윌리엄 블레이크 / 호랑이 The tyger (The tiger)
호랑이

윌리엄 블레이크
호랑이, 호랑이, 밤의 숲속에서
밝게 타오르는,
어떤 신의 손 또는 눈이
너의 무서운 균형을 만들 수 있었을까?
어느 먼 깊은 바다 또는 하늘에서
너의 눈이 불타고 있었던가?
어떤 날개로 감히 하늘을 날아,
어떤 손으로 감히 그 불을 붙잡았는가?
어떤 어깨, 어떤 기술이
네 심장의 힘줄을 비틀 수 있었을까?
네 심장이 뛰기 시작할 때,
어떤 무서운 손이? 어떤 무서운 발이?
어떤 망치가? 어떤 사슬이?
어떤 용광로에 너의 뇌가 있었을까?
어떤 모루가? 어느 누가 감히
그 극심한 공포를 움켜잡았는가?
별들이 창들을 아래로 던지고,
눈물로 하늘을 적셨을 때,
그는 자신의 작품을 보고 미소 지었을까?
양을 만들었던 그가 너를 만들었을까?
호랑이, 호랑이, 밤의 숲속에서
밝게 타오르는,
어떤 신의 손 또는 눈이
감히 너의 무서운 균형을 만들려고 했을까?
(번역 / 필자)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827)는 영국 시인이며 화가, 판화가이다.
그의 생전에는 그의 작품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죽은 후 그의 시와 그림은 개성과 독창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현대 시와 그림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영국 문학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인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1794년 발표된 이 시는 블레이크를 대표하는 시며, 선명한 이미지와 빠르고 힘찬 문장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시이다. 시를 일관하는 음악적 운율이 두드러져, 이 시를 소재로 많은 뮤지컬이 만들어졌다.
블레이크의 시집 "순수의 노래" (Songs of Innocence)에서는 "어린 양" (The Lamb)으로 상징되는 인간의 순수하고 온순한 측면이 읊어졌다.
반면에 "경험의 노래" (Songs of Experience)에서는 타락한 사회와 냉엄한 현실 세계를 노래하였는데, 그 상징으로 "호랑이" (The Tyger)를 양에 대비시켰다.
사나운 호랑이를 만든 신에게 경탄하는 한편, 순한 양을 만든 신이 포악한 호랑이를 만든 데 대해 의아해하기도 한다.
선과 악, 어릴 때의 순수함과 어른이 된 후 부닥치는 얼룩진 현실 삶의 이중성, 양면성을 상징하고 있다.
첫째 연에서,
'호랑이, 호랑이, 밤의 숲속에서
밝게 타오르는,
어떤 신의 손 또는 눈이
너의 무서운 균형을 만들 수 있었을까?'
(Tyger Tyger, burning bright,
In the forests of the night;
What immortal hand or eye,
Could frame thy fearful symmetry?)
라고 하였다. 이 시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이 연은 마지막 연인 여섯째 연에서 반복되고 있다. 다만 마지막 행의 '만들 수 있었을까' (could frame)를 '감히 만들려고 했을까' (dare frame)로 한 단어만 바꾸어 놓았다.
'무서운 균형' (fearful symmetry)은 형용모순(oxymoron)이다. 두려움과 조화로운 균형은 모순되기 때문이다.
신이 만드는 작품은 완벽한 균형을 구성한다. 너무도 완벽하여 두려움을 느낄 정도이기 때문에 '무서운 균형' 이라고 하였다.
둘째 연에서,
'어느 먼 깊은 바다 또는 하늘에서
너의 눈이 불타고 있었던가?
어떤 날개로 감히 하늘을 날아,
어떤 손으로 감히 그 불을 붙잡았는가?'
라고 하였다.
'어떤 날개로 하늘을 날아'
(On what wings dare he aspire?)
라고 한 것은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Icarus)를 연상시킨다.
이카로스는 양초로 날개를 붙여 태양 가까이 날다, 양초가 녹아, 추락하여 죽는다.
'어떤 손으로 감히 그 불을 붙잡았는가'
(What the hand, dare seize the fire?)
라고 한 것은 제우스 신으로부터 불을 훔쳐 인간에게 가져다준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를 상기시킨다.
셋째 연에서,
'어떤 어깨, 어떤 기술이
네 심장의 힘줄을 비틀 수 있었을까?
네 심장이 뛰기 시작할 때,
어떤 무서운 손이? 어떤 무서운 발이?'
라고 하였다.
'어떤 어깨' (what shoulder)는 역시 엄청난 힘을 가진 헤라클레스(Hercules)를 연상시킨다.
넷째 연에서,
'어떤 망치가? 어떤 사슬이?
어떤 용광로에 너의 뇌가 있었을까?
어떤 모루가? 어느 누가 감히
그 극심한 공포를 움켜잡았는가?'
라고 하였다.
'망치' (what the hammer),
'사슬' (what the chain),
'용광로' (in what furnace),
'모루' (what the anvil)는
당시 진행되고 있던 산업혁명 하에서의 기계 문명을 상징한다.
신이 만든 인간의 두 형상이 양과 호랑이라면, 호랑이는 신의 의도를 벗어날 정도로 힘세고 용맹스러워 위험하게 느껴진다.
불처럼 타오르는 이미지가 이를 상징하고, 또한 산업혁명으로 자연을 황폐화시키는 인간 문명이 그러할 것이다.
다섯째 연에서,
'별들이 창들을 아래로 던지고,
눈물로 하늘을 적셨을 때,
그는 자신의 작품을 보고 미소 지었을까?
양을 만들었던 그가 너를 만들었을까?'
라고 하였다.
'양을 만들었던 그가 너를 만들었을까?'
(Did he who made the Lamb make thee?)
라고 하여, 양을 만들었던 신이 호랑이를 만들었을까라고 반문하고 있다.
여섯째 연에서,
'호랑이, 호랑이, 밤의 숲속에서
밝게 타오르는,
어떤 신의 손 또는 눈이
감히 너의 무서운 균형을 만들려고 했을까?'
라고 하였다.
첫째 연을 다시 한번 반복하면서, 호랑이에 대한 경외감을 강조하고 있다.
호랑이의 상징을 통해, 선과 악, 순진함과 경험의 양 측면을 대비시키지만, 블레이크는 그의 시에서 어느 편이 좋고 나쁨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양 측면이 공존하는 세계를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The Tyger
By William Blake
Tyger Tyger, burning bright,
In the forests of the night;
What immortal hand or eye,
Could frame thy fearful symmetry?
In what distant deeps or skies.
Burnt the fire of thine eyes?
On what wings dare he aspire?
What the hand, dare seize the fire?
And what shoulder, & what art,
Could twist the sinews of thy heart?
And when thy heart began to beat,
What dread hand? & what dread feet?
What the hammer? what the chain,
In what furnace was thy brain?
What the anvil? what dread grasp,
Dare its deadly terrors clasp!
When the stars threw down their spears
And water'd heaven with their tears:
Did he smile his work to see?
Did he who made the Lamb make thee?
Tyger Tyger burning bright,
In the forests of the night:
What immortal hand or eye,
Dare frame thy fearful symme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