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영시 (1-3) 에밀리 디킨슨 / 내가 죽음을 위해 멈출 수 없기에 Because I could not stop for Death
내가 죽음을 위해 멈출 수 없기에

에밀리 디킨슨
내가 죽음을 위해 멈출 수 없기에
그가 친절히 나에게 다가왔다.
마차에는 우리 둘만 탔었다 -
아 그리고 불멸도.
우리는 천천히 나아갔다 - 그는 바쁠 것이 없었다.
나도 일과 여가를 제쳐 두었다.
그가 매우 정중하고 친절하였기에.
우리는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함께 노는
학교를 지나고,
곡물이 익어가는 들을 지나고,
저무는 해를 지나갔다.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석양이 우리를 지나갔다.
이슬이 내려 춥고 떨렸다.
난 망사 가운과 얇은 외투만
걸쳤기에.
우리는 이윽고 한 집 앞에 도달했는데,
마치 땅이 부풀어 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었다.
지붕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천장 장식은 아예 땅 밑에 있었다.
그 때로부터 수백 년, 하지만
그날 하루보다 더 짧게 느껴져,
이제야 마차의 말들이 영원을 향하였음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번역 / 필자)
이 시는 죽음과 영생을 다루고 있으며, 에밀리 디킨슨의 가장 잘 알려진 시 중의 하나다.
시인은 죽은 후의 영생의 시점에서 죽음을 관조하고 있다. 시의 전반적 기조가 죽음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절제되어 있으며 차분하다.
죽음은 의인화되어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러 온 약혼자같이 친절하고 정중하다.
마차는 결혼식장으로 가듯이 여유가 있고, 동반한 '불멸' (Immortality)은 여성을 수행하며 보호해 주는 샤프롱(chaperon) 역할이다.
학교, 무르익은 곡물, 석양은 각각 주인공의 어릴 때, 젊은 시절, 노년을 상징한다.
석양이 내리자, 분위기가 바뀐다. 그녀는 춥고 떨리며, 옷을 너무 얇게 입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때까지는 친절하고 예의 바른 죽음과의 동반이 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이트가운 차림에도 신경이 쓰이지 않았지만, 이젠 그녀가 입은 옷이 부적절하다고 느끼게 된다.
죽음의 유혹에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녀의 새로운 집 - 무덤 - 에 도착하게 된다. 천장도 거의 보이지 않고 땅속에 묻힌, 그녀가 영원히 살아야 할 집을 보고 그녀는 실망한다.
죽음이 거창한 불멸을 약속하며 데려왔지만, 그녀가 맞닥뜨린 것은 비좁고 음습한 집에서의 영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며 불안해한다.
그러곤 수백 년이 지나 그날을 되돌아본다. 그때서야, 자기가 탄 말이 죽음의 세계인 '영원의 나라' (Eternity)로 가고 있었음을 깨닫고 있다.
※ 표제 그림은 미국 삽화가 에비게일 라슨(Abigail Larson)의 "아마란사와 아치볼드" (Amarantha and Archibald)이다.
Because I could not stop for Death
By Emily Dickinson
Because I could not stop for Death –
He kindly stopped for me –
The Carriage held but just Ourselves –
And Immortality.
We slowly drove – He knew no haste
And I had put away
My labor and my leisure too,
For His Civility –
We passed the School, where Children strove
At Recess – in the Ring –
We passed the Fields of Gazing Grain –
We passed the Setting Sun –
Or rather – He passed Us –
The Dews drew quivering and chill –
For only Gossamer, my Gown –
My Tippet – only Tulle –
We paused before a House that seemed
A Swelling of the Ground –
The Roof was scarcely visible –
The Cornice – in the Ground –
Since then – 'tis Centuries – and yet
Feels shorter than the Day
I first surmised the Horses' Heads
Were toward Eternity –